모르는 곳에서 결재가 되어도 찾으러 오는 사람은 없었다
아이들 상대 가게로 분실 카드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장, 두 장은 생깁니다. 가게에 놓고 가는 카드도 있고 문 앞에서 주웠다는 카드를 들고 오는 아이, 또 어떤 아이는 멀리 교차로 주변에서 주운 카드를 가지고 옵니다. 가까운 곳에 편의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게로 뛰어 들어와서 건네주고 가네요.
처음 놓고 간 카드를 찾아주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 끝에 결재하고 다시 취소합니다. 그러면 분명히 부모 휴대전화로 문자가 갑니다. 찾으러 오지 않습니다. 드물게 혹시 카드 주워놓은 것이 있느냐는 전화가 가끔 오기는 하지만 카드를 긁고 취소를 했고, 그것이 마지막 사용처라면 연락이 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랫동안 오지 않더군요.
또 다른 카드는 찾으러 올 때까지 며칠 기다렸다가 카드를 긁으니 벌써 차단되었네요. 아이들이 카드를 잊어버렸다는 말을 듣는 순간에 곧바로 은행으로 연락하는 것 같아요. 재발행에 수수료가 들어가지만, 모르는 사람이 카드를 사용하는 것부터 막는 것이 우선이었을 겁니다.
지금의 아이들이 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현금 카드인데, 오늘 또는 일주일 용돈을 카드에 넣어두는 것이 아닙니다. 결재할 때마다 500원, 1,000원짜리를 산다면 그때 카드로 돈을 옮기고 카드를 건네줍니다. 그러니 카드에는 돈이 그다지 많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그때 필요한 금액만 들어있고, 이렇게 카드를 사용하는 아이는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중학생도 결재할 때마다 통장에서 카드로 보내고 다시 결재하는 방법을 이용하더군요.
이번에 카드를 주운 카드로 300원 사탕을 결재하고 카드를 찾으러 오면 카드와 함께 300원을 건네주라고 했던 학생이 표창장을 받았다고 했는데, 카드를 잊어버렸고, 잊어버린 카드를 다시 찾으러 갔다는 것도 스토리가 되었네요. 어떻게 보면 한국 사회에서 카드를 잊어버려도 다른 사람이 사용하면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가끔 뉴스에서 다른 사람 카드로 물건을 구매했다는 보도도 있지만, 카드뿐만 아니라 가방 등이 길거리에 놓여 있어도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것이 한국 사회입니다.
지금도 아이들이 카드를 들고 옵니다. 요 앞에 떨어져 있었어요. 그래, 알았다 찾아줄게, 말은 하지만 찾으러 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일부러 결재했다가 취소하지도 않습니다. 아이들이 잘 보이는 카운터에 카드를 놓아두지만, 신경 쓰는 아이도 몇 없습니다. 카드는 아이들의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이죠. 카드에 적힌 아이 이름을 물어도 관심은 보이는데 아는 아이는 없습니다. 그러다 일정 시간 지나면 살짝 버립니다. 일부러 결재하고 취소를 했다면 처분하는 것도 쉽지 않더군요. 일단 카드를 사용 내용이 있기에 나중이라도 찾으러 오면 어떡하나 싶어 한참 동안을 가지고 있었던 적이 있어, 이제는 아이들이 주워 오는 카드는 진열은 하지만 별도의 결재 과정 없이 1, 2주 지나면 그대로 버리고 있습니다. 분실 카드를 찾아주기 위해 결재하고 취소를 해도, 분명히 마지막에 사용한 장소가 문자로 날아가는데도 찾으러 오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