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오르면서 새로운 권력 이동을 느끼게 됩니다.
그동안의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의 지위였습니다. 비대위원장에서 실적을 올리면 정치권에서 상당한 권력을 잡으며 위치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그 능력으로 오랫동안 정치권에서 여당 야당을 번갈아 가며 비대위를 맡았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있습니다. 민주당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전신)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83세인 지금도 새로운 젊은 정치인에게 입김을 불어 넣을 만큼 그 위치는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고 봐도 되겠죠.
하지만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조금은 격이 다릅니다. 벌써 다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고 지지도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보다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인기는 법무부 장관 시절 기자들과의 입담에서 절대 기죽지 않고 날카로운 반응을 보여준 것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아닐까 합니다. 새로운 젊은 인물을 비대위원장으로 내세우면서 단지 내년 총선을 이끌고 가면서 어떤 실적으로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대선주자로서의 모습을 그리게 됩니다. 그만큼 법무부 장관을 하면서 이전의 장관과는 달리 언론을 통해서 자주 노출되면서 공격적으로 대처하면서 기대치가 올라간 것 같아요.
부시 대통령의 아들 조지 W. 부시 부통령의 실질적 권력자였던 리처드 브루스 체니의 이야기입니다.
바이스 (Vice, 2019)
감독 : 아담 맥케이
크리스찬 베일 : 딕 체니 역
에이미 아담스 : 린 체니 역
영화는 딕 체니의 팩트에 근거해서 만들었습니다. 대학교 퇴학당하고 건설 현장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딕 체니를 아내 린이 사람으로 만듭니다. 정치학과를 나오면서 순탄하게 상위 그룹으로 오르게 되며 17대 국방부 장관, 46대 부통령이 됩니다. 부통령 제안을 거절하였으나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통령 후보와 거래합니다.
실제로 조지 W. 부시가 무려 14번이나 접촉한 끝에 외교와 국방 분야에 관한 권한을 부통령한테 위임한다는 조건으로 딕 체니를 끌어들입니다. 그리고 2000년 대선에서 논란 끝에 조지 W. 부시가 당선됨에 따라 딕 체니도 부통령이 되었습니다.
이 이후가 재미있게 펼쳐집니다.
부통령이 대통령을 쥐고 흔드는 장면과 권한을 휘두르는 장면이 과감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딕 체니의 팩트 영화라고 했는데요, 두 딸을 두고 있고, 그중 둘째 딸은 레즈비언으로 정치에 상당한 취약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숨기지 않고 정치 생활을 합니다. 이라크 침공, 전 세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CIA의 용의자 고문 사건을 주도하였습니다.
이 영화는 시간 순서대로 나열되지 않습니다.
중간마다 내레이션이 들어가면서 보는 사람 하여금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고, 정치의 암투를 싫어하거나 중간부터 보기 시작했다면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정치판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그들만의 전쟁에서 권한을 잡기 위해 또는 이권을 얻기 위해 어떻게 머리를 굴리고 기회를 잡는지 알 수 있습니다. 딕 체니의 인물이 참 재미있는 케릭터인 것 같아요.
이 영화를 볼 때가 윤석열 검찰 총장이 대통령 후보가 될 때였는데, 검찰 종수라면 어느 정도 정치를 알고 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도 정치를 하는 판에 권한을 쥐어야 하는 자리라면 정치 없이 그 자리를 보존할 수도 없고 빠른 진급은 할 수도 없을 겁니다. 지금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오버랩됩니다.
내가 원했던 대통령은 비실비실한 대통령이 아니라 과감하게 추진하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바랬고 실제로 이전의 그 어떤 대통령만큼이나 야당과 어깨싸움을 하면서 추진합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옳다고 싶은 일을 추진하는데 내가 원했던 그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제는 여당의 총수 격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비대위원장 주변에 몰려들어 하나같이 충성을 약속하게 될 겁니다. 분명히 한 자리를 노리는 모가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도전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지금은 야당을 이기면 좋겠지만, 견제만 할 수 있어도 잘했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는 상황에서 뭐라도 하나를 건지고 싶은 사람은 몰려들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중 누군가는 딕 체니처럼 비대위원장을 주무르는 꿈을 가진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영화에서 딕 체니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당신이 나를 선택했고 난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다.
영화 바이스는 살찌운 크리스찬 베일이 딕 체니 역을 하는데, 실제 딕 체니의 얼굴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습니다. 체중을 불리고 분장 덕에 도저히 크리스챤 얼굴을 찾을 수가 없었는데요, 베일을 찾을 수 있는 한 가지 특유한 베일만의 습관이 있습니다.
말할 때 한쪽 입술 꼬리가 올라가는데 이것은 습관도 아니고 얼굴 형태가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영화 내내 입술만 보며 맞아, 아냐 생각만 했습니다.
감독의 상상으로 재미있는 정치판 싸움 하나쯤은 가상으로 만들어 넣으면서 조금 더 끈쩍기리면 시청자를 끌어당길 수도 있었는데, 딕 체니 인물을 찾아보니 완전 팩트 그대로네요.
영화에서 뚱뚱한 딕 체니 역활을 한 크리스찬 베일은 고무줄 몸무게로 유명합니다. 어느 정도 증량했는지 감량했는지 표준 무게를 알 수가 없는데요, 우리가 영화의 장면에서 기억하며 어울리는 몸무게를 찾아보면 2008년 다크나이트, 이 당시가 86kg입니다. 보도에 나오는 글에는 또 이렇게 표현하고 있는데 아메리카 허슬에서는 20% 정도 증량한 110kg. 영화 바이스에서는 딕 체니를 연기할 때 몸무게는 찾을 수 없었지만, 여기서도 20% 증량 이야기가 나오네요. 하지만 아메리카 허슬과 바이스를 비교해 보면 딕 체니를 연기했던 바이스 쪽이 훨씬 부피가 있어 보입니다. 같은 20% 증량을 표시하지만, 어느 기준에 계산했는지 모르겠네요.
크리스찬 베일이 RESCUE DAWN 2006년, 베트남전에서 포로로 분장했을 때 61kg였고, 그보다 더 감량했던 캐릭터가 있는데요, 2004년 THE MACHINIST에서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트레버 레즈닉 역으로 갈비뼈가 보이는 열연을 했는데 이때 몸무게가 55kg였습니다.
크리스찬 베일은 믿고 보는 배우 중의 한 명입니다. 흔하게 이야기하는 믿고 보는 배우가 많이 있지만 심심풀이 땅콩의 액션보다는 분명히 한 수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찬 베일은 부통령 딕 체니 역을 맡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 주연 후보,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합니다. 수상작이 항상 재미있는 것은 아닌데 이 영화는 시작부터 소파에서 꼼짝도 못 하고 마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했던 영화 중의 하나입니다.